청년도약계좌 해지할까?
“청년도약계좌 해지할까 말까 고민 중이에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이런 글이 자주 올라오고 있습니다. 정부가 청년들의 자산 형성을 돕겠다며 내놓은 상품이었지만, 실제로는 많은 청년들이 5년 만기를 버티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하고 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불과 6개월 만에 중도해지율이 8.2%에서 15.9%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아무래도 경기불황에 따른 청년들의 부담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잦은 정권교체로 정책의 연속성이 사라질까 우려되는 점도 있고요.



이번 글에서는 청년들의 실제 목소리와 사례를 바탕으로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또 앞으로 어떤 대안이 필요한지 살펴보겠습니다.
청년도약계좌란?
먼저 청년도약계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청년도약계좌는 정부가 청년들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2023년 6월부터 도입한 장기 적금 상품입니다. 청년이 매월 일정 금액을 저축하면, 정부와 은행이 일정 부분을 지원하여 5년 만기 시 최대 5천만원 이상을 모을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주요 가입 조건
1. 연령
- 만 19세 이상 ~ 34세 이하 청년
- 병역이행자의 경우, 최대 만 39세까지 가입 가능
2. 소득 요건
- 개인 연소득 6천만 원 이하
- 가구 소득은 중위소득 180% 이하
납입 및 지원 구조
- 월 납입액 : 최소 40만 원 ~ 최대 70만 원까지 자유롭게 선택 가능
- 가입 기간 : 5년
- 지원방식 : 정부가 소득 수준에 따라 매칭지원금을 추가, 은행은 비과세 혜택 및 우대금리 등 제공
- 만기 시 수령 : 소득 수준과 납입액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약 5천만 원 이상 가능
세제 혜택
- 이자소득 비과세 적용
- 납입액에 따른 정부 지원금 포함
해지 관련
중도해지 시 : 정부 지원금은 환수되고, 본인 납입 원금과 이자만 수령 가능
신청 방법
- 온라인 : 각 시중은행 앱 또는 홈페이지
- 방문 : 은행 영업점 내방 신청 가능
청년들의 현실적인 어려움
직장에 막 들어간 20대 후반 A씨는 매달 20만 원을 청년도약계좌에 넣지만 월세와 생활비를 감당하기 벅차다고 합니다. 프리랜서 B씨는 갑작스러운 소득 감소로 결국 계좌를 해지했습니다. 실제로 조사에 따르면 중도해지자의 절반 가까이가 생활비 부담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특히 월 10만 원 이하 소액 납입자의 해지율이 39.4%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는 가장 지원이 필요한 계층이 제도의 문턱에서 탈락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반대로 매달 70만 원을 납입하는 고소득 청년들의 해지율은 1% 미만에 불과했습니다.
제도의 구조적 한계
청년도약계좌의 가장 큰 특징은 5년간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입니다. 하지만 청년들의 삶은 5년 동안 수많은 변화를 겪습니다. 첫 직장을 얻기도 하고, 이직하거나 결혼을 준비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불확실한 시기에 고정적으로 돈을 납입해야 하는 구조는 큰 부담입니다.
또한 긴급 상황에서 돈을 꺼낼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습니다. 단 한 번의 부분 인출만 허용되는 구조에서는 갑작스러운 병원비나 이사 비용이 필요할 때 결국 전액 해지를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청년들의 불안과 정책 불확실성
정책에 대한 불신도 있습니다. 청년도약계좌의 혜택이 정권이 바뀌면 달라질 수 있다는 불안감은 청년들에게 ‘언제든 불리하게 변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줍니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혹시 중간에 지원금 줄어드는 것 아니냐”라는 우려가 자주 언급됩니다.
정부의 보완책과 새로운 대안
정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분 인출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2년 이상 유지한 가입자는 납입액의 최대 40%까지 1회 인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청년미래적금이라는 새로운 상품을 준비 중입니다. 이 상품은 1~3년 단기 만기로 청년들의 부담을 줄이고, 정부가 추가로 납입액의 일부를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청년미래적금은 청년도약계좌를 유지하기 힘든 청년들에게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짧은 만기와 유연한 구조로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청년이 할 수 있는 선택
그렇다면 지금 청년도약계좌를 유지해야 할까요?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청년이라면 장기적으로 유지해 정부 지원을 받는 것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득이 불안정하거나 생활비 부담이 큰 경우 무리해서 유지하기보다는 새로운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이 더 현명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장기적으로 꾸준히 자산을 형성하는 것이지, 특정 상품을 무리하게 유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마치며
청년도약계좌의 중도해지율 급증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습니다. 제도의 경직성과 청년들의 불안정한 삶이 맞물려 나타난 사회적 현상입니다.
청년들은 자신의 상황을 냉정하게 파악해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저축 전략을 세워야 하며, 정부는 청년미래적금과 같은 새로운 대안을 통해 현실적인 지원을 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제도가 청년들의 삶을 뒷받침하는 도구로 작동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제도가 청년들의 현실과 맞닿을 때 비로소 청년도약계좌는 본래의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입니다.